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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의 광장

 
작성일 : 15-05-13 15:05
어느 인생 스토리(11)
 글쓴이 : 오금택
조회 : 9,960  

다음 글은 저의 아내가 춘자 자매님의 환갑잔치에 참석하신 많은 분들 앞에서, 친구(親舊)의 입장에서 그동안 곁에서 지켜본 사실들과 함께한 일들을 적어서 읽었던 글의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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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60회를 맞은 춘자 자매님의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祝賀)합니다. 우리가 서로 만나게 되어 인연(因緣)을 맺은지도 어느새 15년이 되었네요. 제가 병원에서 일하던 어느 날, 춘자 자매님은 허리를 크게 다쳐 제가 일하고 있던 병원의 재활병동에 입원하게 되었습니다. 손가락이나 발가락, 그 어느 것 하나도 움직이지 못하는 중환자가 되어, 어쩌면 하반신이 마비(痲痺)가 될 수도 있는 위급한 상황에 처한 자매님을 보며, 저는 그때부터 자매님에게 특별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저의 생각이 아니라, 하나님의 관심이며 그분의 인도하심이라 믿고 있습니다.


그때만 해도 어느 나라 사람이든지 상관하지 않고 병원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열심히 하나님의 복음을 전하던 때라, 저는 자매님에게 하나님을 알게 해 주려고 자매님의 손을 꼭 잡고 기도를 하거나, 목사님들의 설교 테이프를 갖다 주기도 하고, 맛있는 호떡을 사다주며 자매님의 호감(好感)을 사려고 애를 썼습니다.


그러나 이미 삶의 의욕을 잃고 죽을 준비만 하고 있던 자매님은, 잠깐씩 틈이 있을 때마다 병실에 찾아가는 저에게는 눈도 맞추지 않고 묻는 말에 대답도 하지 않은 채 계속 머리를 숙이고 있었습니다. 허리를 다쳐서 꼼짝할 수도 없고 너무 아파서 자매님은 매일 들것에 실려서 치료를 받으러 다니곤 했는데, 어느 날 아침 찾아갔을 때에 저는 저의 눈을 의심할 정도로 깜짝 놀라게 되었습니다.  

 

갑자기 치료경과가 좋아지고 모든 감각이 다 살아나서 자매님은 휠체어에 앉아서 제가 갖다 놓은 설교 테이프를 듣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때 너무 기쁘고 신이 나서, 그 후로 더 많은 설교와 찬양 테이프를 갖다 주며 법석을 떨었던 생각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그런데 그보다 더 엄청나고 놀라운 일이 그 후에 일어났습니다. 


자매님이 병원에서 퇴원을 하고 얼마의 시간이 지난 후에, 저는 우리 교회에서 자매님을 만나게 되는 기막힌 사건을 접하게 된 것입니다. 병원에 있을 때 저는 자매님에게 우리 교회에 대해서 전혀 말을 한 적도 없는데, 자매님은 어떻게 알았는지 스스로 우리 교회를 찾아온 것입니다. 더구나 자매님은 아직도 치료가 아직 끝나지도 않아서 상반신에는 거창하게 치료용 보조기구를 걸치고 휠체어에 앉아 있는 모습으로, 그렇게 제 앞에 나타난 것입니다.


그때부터 춘자 자매님은 불편한 몸을 이끌고 교회에 참석하며, 그 많은 성경공부와 훈련을 받으면서도 조금도 어려워하지 않고 하나님을 알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자매님은 교회의 소그룹 모임에도 열심히 참석하면서 눈에 띄게 변해가고 있었습니다.  그런 자매님의 모습을 보면서 저는 살아계신 하나님의 능력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어두웠던 얼굴이 차츰 밝게 바뀌기 시작하면서, 축제하는 인생과 천국의 삶을 살기로 작정한 자매님은 어느 주일날, 모든 교회 가족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하나님을 믿기로 결단을 했습니다.  춘자 자매님의 옛사람은 십자가에서 죽고 이제는 새로운 생명을 얻은 새사람이 앞으로 남은 인생을 예수님과 함께 살기로 약속하고 침례를 받은 것입니다. 보조기구를 여전히 몸에 걸친 채로, 옛날의 지옥 같은 인생을 마감하는 자매님을 보며 저는 기쁘고 흥분된 마음으로 열렬한 박수를 보냈습니다.


주님을 만나서 새롭게 변화된 인생을 살기 시작한 자매님은 삶의 자세가 완전히 바뀌어 이제는 자신을 위해 살지 않고 남에게 즐거움을 주는 주님의 도구가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자매님의 가슴은 주님의 긍휼과 열정으로 가득해서 어려운 사람들의 편리를 돌봐주는 일에 우선을 두고 그들을 섬기는 모습이 저의 눈에도 띄기 시작했습니다.


솜씨 좋은 재주로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나르기도 하고, 돈도 별로 없으면서도 사람들을 식당에 모시고 가서 식사 대접도 하며, 달리다가 언제 어디에서 멈출지도 모르는 똥차를 가지고  많은 사람들에게 관광을 시켜드리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누가 아프다면 자기도 아픈 주제에 얼른 쫓아가서 돌보아 주고, 또 누가 체했다면 얼른 침을 꺼내서 속이 시원하게 뚫어주는 그 솜씨는 그 누구도 흉내를 낼 수 없습니다. 그러한 자매님은 언젠가 드라마에서 본 그 유명한 허준 의원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이렇게 아름답고 감동스럽고 존경스러운 춘자 자매님을 저의 친구로 만들어 주신 하나님의 은혜에 항상 감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세계의 경제가 점점 어려워진다고 야단들인데, 자매님의 지갑은 언제나 퍼내고 퍼내도 마를 줄 모르는 샘물과도 같았습니다. 자매님을 통해서 옛날에 예수님께서 행하신 오병이어의 기적을 보는 것 같아서 참으로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일정한 직업도 없으면서도 남에게 베풀기를 좋아하는 자매님의 사정을 누구보다도 잘 아시는 하나님께서 자매님의 주머니를 늘 풍성하게 채워주시는 것 같았습니다.


춘자 자매님, 저도 자매님으로부터 그동안 받아온 사랑과 도움을 생각하면 그 어떤 말이나 글로도 다 표현할 수 없습니다. 특별히 우리에게 베풀어준 <김치 깍두기 사랑>은 두고두고 잊지 못할 영원한 추억이 될 것입니다. 자매님은 교회에서 우리를 만날 수 없으면 김치병을 우리 자동차의 손잡이에 매달아 놓고 가기도 했고, 우리가 살고 있는 아파트의 정문이 열리지 않는다고 그 많은 사람들이 오고가는 아파트 대문 앞에 맛있는 김치가 가득 담긴 김치병을 놓고 가도 어느 누구도 그것을 집어가지 않았습니다.


우리 둘이 함께 시간을 보내다가 늦게 되면, 제 남편 저녁식사까지 챙겨 주기도 하고, 언젠가는 제가 일하는 직장일이 좀 힘들다고 푸념을 했더니, 그 먼 거리에 있는 저의 직장으로 따끈한 점심을 해가지고 찾아와서 격려해 주기도 하던 일은 제가 결코 잊지 못할 아름다운 추억이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아들 결혼식 때에는 500명이 넘는 손님의 밥을 준비하느라고 새벽부터 혼자 바쁘게 서둘러서 마련해 낸 일들은 지금까지도 제 마음을 뭉클하게 감동시키고 있습니다.  


작년에 제가 무릎을 심하게 다쳐서 제대로 걷지도 못할 때에는, 몇 번이나 손수 음식을 만들어 가져다주고, 그것도 모자라 어느 날엔가는 집에도 가지 않고 밤새도록 잠도 제대로 자지 않으면서 제 곁을 지키며 끔찍이도 간호를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이사를 하던 날에는 맛있는 음식을 잔뜩 해 가지고 와서 자기가 이사를 하는 것처럼, 이것저것 도와주던 일들은 제가 평생을 두고 잊지 못할 충격적인 사건들입니다.


어느 날은 제가 심하게 체했는지, 소화가 안 되고 가슴이 답답해서 숨이 막힐 지경이어서 자매님의 침 솜씨가 생각이 나서 한밤중에 얼른 찾아 갔던 일이 있습니다. 자매님은 돌팔이의사처럼 돗자리를 깔아놓고 점잖게 앉아서 숙달된 솜씨로 이곳저곳에 침을 놓았는데, 놀랍게도 금방 효과를 보았습니다. 신기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해서, 고침 받은 환자 옥자와 돌팔이의사 춘자는 서로 마주 보며 한참을 웃기만 했던 적이 있습니다. 한 밤중인데도, 그때 우리는 둘이서 서로 쳐다보며 참 많이도 웃었습니다.


푸짐한 손길로 따뜻한 마음을 전하는 춘자가 좋아서 자매님의 주위에는 항상 많은 사람들이 함께 있기를 바라며 기다리고 있습니다. 가끔은 저도 함께 맛있는 음식을 준비해서 노인 분들을 모시고 샌프란시스코 인근 지역을 거리에 관계없이 돌아다니며 손님들을 즐겁게 해 드리던 추억들이 생각납니다. 운전하기를 즐겨하는 자매님은 언제나 차 안에 설교와 찬양 테이프를 여러 개 준비하고 다니며 손님들에게 하나님을 알게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그 해박(該博)한 지식으로 손님들에게 관광 안내원 역할을 잘도 해내고 있습니다. 자매님은 아마 다른 사람들처럼 세월을 잘 만났으면, 미국에서 그 유명한 하버드대학을 졸업하고도 남았을 것입니다. 그랬으면 저는 아마 춘자 같은 사람을 저의 친구로 두지도 못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제 기억으로는 아주 큰 보름달이 밤하늘에 둥그렇게 걸려 있던 어느 날 밤에, 우린 하나가 된 마음에 발동이 걸려 한 밤중에 차를 몰고 남편도 몰래 태평양 바닷가로 차를 몰고 나갔던 일이 있었습니다. 밤하늘에 짙게 뿜어내는 바다 냄새에 취해 우린 아름다운 바다를 노래하며, 끊임없이 밀려드는 파도와 같은 주님의 사랑과 물안개처럼 촉촉한 예수님의 은혜를 열린 마음으로 나누는 시간을 갖기도 했습니다. 


우리가 둘이서 자주 돌아다니며 들리곤 했던 그 분위기 있는 장소와 보따리에 싸가지고 다니며 먹던 그 음식들이 언제나 제 기억에서 맴돌고 있습니다. 춘자랑 함께 먹어야 맛이 나고, 우리 둘이만 있을 때 독특한 분위기가 만들어졌던 그 장소에 지금도 얼른 가보고 싶습니다.  돌아보면, 춘자 자매님과 주님 안에서 만나 아주 많은 추억들을 만들어가며 사니까, 저는 정말 신나고 행복해서 살맛이 납니다. 자매님은 분명 우리 주님께서 저에게 베푸신 보석이고, 선물이고, 기쁨이며, 넘치는 자랑입니다. 그것은 분명 하나님께서 하신 일이었습니다.  

 

김 춘자!  늘 불러도 다정하고 친근한 그 이름, 저는 춘자만 생각하면 힘이 나고, 없던 에너지가 어디선가 샘솟습니다.  자매님의 넘치는 열정과 남을 섬기고자 애쓰는 그 모습은 저도 정말 본받고 싶습니다. 죽을 만큼 아프다가도 누가 도움이 필요하다면, 또 새 힘을 내서 쏜살같이 달려가는 자매님은 정말 어느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Super Woman입니다.


작년인가 자매님의 친정어머니가 편찮으실 때, 어머니가 구원(救援)을 받아야 한다며 한국에 계시는 어머니께 매일 전화를 드리며 예수님 얘기를 하던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어머니가 위급하시다고 곧바로 한국에 나가서 어머니를 위해 기도하며 성경말씀을 매일 읽어드리던 그 정성이 헛되지 않아서, 마침내 어머니가 구원 받으시고 기쁨으로 천국으로 가셨다며 그렇게도 하나님께 감사하며 기뻐하던 효녀 춘자의 얼굴이 아직도 눈에 아롱거립니다. 어머님과 자식들에게 그렇게도 충성스러운 자매님을 보며, 저는 너무나 엉터리 엄마인 것 같아 부끄러울 때가 참 많았습니다.


김 춘자 자매님, 당신이 정말 지금 예순 살이 맞는 겁니까?  아무래도 곁에 있는 저는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축복으로 좋은 사위들과 딸들과 아들을 두어 그들이 이 잔치를 자원(自願)하여 준비하는 것을 보며, 자매님은 정말 복(福)을 엄청나게 많이 받은 사람이라는 것을 다시 확인하게 됩니다. 엄마가 못 말리는 분이니까, 자식들도 엄마의 성품을 닮아서 엄마에게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호화스런 환갑잔치를 해 드리는 걸 보면서 참 부럽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자매님, 항상 곁에서 저를 챙겨주고, 지켜주고, 돌봐주고, 사랑해 줘서 정말 고맙습니다. 춘자 자매님의 남은 생애가 예수님 안에서 더욱 보람되고, 남에게 도움이 되는 그런 삶이 계속 되도록 기도하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나 부탁을 합니다. 자매님은 앞으로 시집가려는 엉뚱한 생각은 하지도 말고, 절대 아프지도 말고, 결코 죽어서도 안 됩니다. 오래오래 살아서 더 많은 사람들을 행복하고 기쁘게 살도록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춘자야,  사랑해~~~. 


                        김 춘자의 환갑 날에,  춘자의 친구이며 동역자인,  오 옥자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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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epilogue) 


이 글은 어느 개인을 칭송하기 위해 쓴 글이 아니라, 한 사람을 통해서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모습을 표현해 보려고 쓴 것입니다. 하나님은 병든 자를 치료하시고, 소외된 자들의 친구가 되시며, 오늘도 잃어버린 자녀들을 찾고 계시는 분입니다. 그분은 우리들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기뻐하며 모든 일에 만족하며 감사하는 삶을 살기를 원하십니다. 우리는 김 춘자 자매님의 <인생 스토리>를 통해서 그러한 하나님의 성품과 모습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저의 부족한 글을 읽어 주시고 격려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정말로 고맙고 감사합니다.  오 금택 올림.     (끝)

 


관리자 15-05-14 15:27
 
우리에게 새생명을 주시는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사람을 통해서 일하시는 주님의 창조의 역사를 보게 되네요.
은혜가 되는 귀한 글 감사합니다.
오금택 15-05-14 23:57
 
목사님, 그동안 부족한 글을 읽어 주시고 매번 귀한 답글을 달아 주셔서 고맙습니다. 예수님 때문에 우리의 삶이 아름답게 변화되고, 언제 어디서나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을 경험하는 삶이 계속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한 일을 위해 열악한 여건 가운데서도 기쁨으로 목회하고 계시는 목사님과 사모님에게 하나님의 손길이 늘 함께하시기를 바라며 기도합니다. 그리고 목사님의 헌신적인 수고를 통해서 김춘자 자매님과 같은 분들이 많이 나타났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